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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준이는 천안, 나는 서울에 살고 있다. 금요일에 알바 끝나고 천안에 내려가, 월요일 새벽에 서울로 올라오며 지내고 있다. 주말에 상준이를 보러 가는 일 자체는 정말 피곤하지만, 힘든 평일에 대한 보상이 되어 좋다. 문제는, 주말에는 상준이와 신나게 놀고, 서울에 올라오면 그 갭차이가 너무 커서 서울살이가 더 지친다는 점. 서울 집은 동생과 언니의 콜라보로 엉망 진창일 때가 많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개인적인 업무를 할 시간이 현저히 줄었다. 알바는 슬슬 지겨워지고, 같이 일하는 사람이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무의미하게 연장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점점 지쳐가고 있다. 행복한 주말이 끝나자마자 몰려오는 현실은 나를 무기력하고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상준이와 얘기해보니, 상준이도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더라.
우리는 같이 사는 생활을 얘기했다. 오랜 기간 대화해왔지만 우리가 함께 살면 정말 좋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미니멀을 추구하고, 소비는 크지 않으며, 건강한 생활을 하고싶어한 다는 점에서 잘 맞을 것 같다. 평소에 바빠서 자주 하지 못하는 대화를 매 순간 할 수 있고, 일상 속 즐거움을 계속 공유할 수 있는게 기대된다. 때마침 상준이는 혼자 살고 있고, 천안의 방은 매우 넓다. 이것만 생각하면 내려가지 않을 이유는 딱히 없다. 문제는.. 부모님한테 하는 거짓말의 스케일이 커진다는 것. 남자친구가 있는 것도, 같이 여행을 다녀온 것도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물론 귀촌에 대해서도. 그래서 더 큰 거짓말을 준미했다.ㅋㅋㅋㅋㅋㅋ (절대 말 할 생각은 없다.) 공유오피스! 상준이네 내려가더라도, 옷, 책상, 의자, 책상, 잡다한 것들만 들고 가고 이불은 놓고 갈 생각이다. 상준이네 이불이 이미 크기 때문에ㅋㅋ 큰 가구들은 선배와 하는 공유 오피스에 두었다고 말하면 거짓말에 성공할 것 같다. 가끔 자매들한테 연락올 때를 대비해서 입을 미리 맞춰 놨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는데, 거짓말로 잘 마무리해서 좋다.
알바도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꽤 오랜 기간 일했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인간 관계도, 업무도 너무 힘들었던 곳이다. 그에 비해 최저시급.. 그래도 한 번 시작한 일이니 오래 했다. 알바를 관두겠다고 사장과 매니저에게 말하자 굉장히 아쉬워했다. 이 자리의 사람을 누가 하겠냐고 했다. 사장은 일적 아쉬움, 매니저는 사람적 아쉬움에 더 가까웠다. (그러게 있을 때 잘했어야지! 돈도 더 주고, 더 잘 해줬어야지 아쉬움이 안남지.ㅎㅎ) 다른 직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는데, 이 매장에 아쉽지 않은 사람은 나뿐인 것 같았다. 그간 몰랐는데, 되돌아보니 나는 이 곳에서 정말 최선을 다 한 것 같다. 불가능한 주문량을 쳐내고, 쉴 틈 없이 매장의 비품을 준비했다. 관계 속에서도 휘둘리지 않으려 계속 노력했다. 내 알바 경력에서 가장 열심히 일 한 것 같다. 능력치도 많이 상승했고. 아직 마지막 날이 아니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시원 섭섭으 '섭섭'한 마음은 조금도 없다ㅎ 그저 빨리 여기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 뿐.
서울에서의 나도 되돌아보게 되었다. 3년 정도 서울살이를 한 것 같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여러가지 알바와 도전을 했다. 그렇다고 돈을 모으거나, 내가 하려는 일에서 뚜렷한 결과를 낸 것은 아니었지만.. ㅎㅎ 개인적으로도 참 많이 성장했다. 취향과 기준이 생겼고, 개인적 여유를 추구할 수 있게 되었다. 내게 맞는 루틴을 위해 계속해서 시도했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탐색했다. 내 시간을 일이 아닌 나를 위해 투자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었다. 나에 대한 지식이 많이 쌓였고, 지금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내 옆에 계속 있던 불안감을 잠재웠고, 안정감 있게 일상을 지탱할 수 있게 되었다.
서울에서의 시간에는 일말의 후회도 남지 않는다. 여러 방면으로 많이 성장했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했다. 서울에서 뭔가를 더 이뤄낼 수도 있지만 이젠 그러고 싶은 마음이 없다.(어차피 코로나 때문에 서울 생활이 더 이득인건 아니다.) 필요한 만큼 발전했고 타이밍도 적절하니, 여길 떠날 때가 된 것 같다.
다음엔 어떤 물건을 가져갈 것인가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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